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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새롭게 바라보는 청춘들 - '리을'과 '꽃신을 신고'

By 송지운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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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마지막으로 입어본 때가 언제인가요? 명철이나 결혼식처럼 특별한 날이었나요? 그게 아니라면 고궁이나 한옥마을을 방문해 한복을 대여해 입었나요? 혹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퓨전 한복을 즐겨 입으시나요?

사극에서나 볼 법한 옷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를 재해석한 영화가 줄을 잇는 만큼 아직은 ‘옛 것’ 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한복을 재해석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1년 어느 날, 이혜순 한복 디자이너는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신라호텔 야외 뷔페 입장을 거부당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덕성여자대학교에는 한복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동아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꽃신을 신고’입니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꽃신을 신고’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열리는 한복 파티로 더욱 유명하답니다. 올해도 300명 넘는 사람들과 함께한 한복 파티의 주역으로 거듭난 ‘꽃신을 신고’의 부원들을 만나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복’이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닌데요, 관심을 가진 계기가 무엇인가요? 

A. 김차은_ SNS를 통해 경복궁이나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을 대여해 찍은 예쁜 사진을 보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대여가 한복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특정 장소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한복을 입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A. 이지윤_ 고등학교 일본어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일본인들이 기모노와 유카타를 생활화해 입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때 ‘우리 한복도 참 예쁜데 왜 생활화가 되지 않고 눈치를 보며 입어야 할까’ 그런 마음에서 한복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A. 강민지_ 사회적인 이유보다는 극히 주관적으로 전통을 좋아합니다. 고궁을 찾기도 하고 다채로운 색상의 한복을 매우 좋아해요. 인터넷에서 한복을 알아보던 중 한복 파티를 알게 되었고 다양한 한복이 어우러짐으로써 기쁨도 얻습니다. 


Q. 한복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신대요, 직접 입어보니 한복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김수하_ 체형을 보완하기에 좋고 활동하기에도 편해요. 

A. 강민지_ 일본에서 유카타를 입어본 적이 있는데요. 폭이 좁아 자세를 꼿꼿이 유지해야 하고 일본인들이 종종 걸음으로 걷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그에 비해 한복은 치마폭이 넓어 움직일 때도 편하고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옷감이 달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을 수 있어 좋습니다. 


Q. 한복을 평소에도 입나요?

A. 박우연_ 깔끔한 상의에 생활 한복 치마를 포인트로 매치하기도 합니다. 

A. 김승연_ 전공을 살려(의상디자인전공) 한복 치마를 직접 만들어 입기도 해요. 


2017년 5월에 열린 ‘제7회 한복 파티’ 


Q. 7년째 해마다 한복 파티도 개최 중인데요. ‘꽃신을 신고’의 핵심 행사인 한복 파티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A. 변영민_ 한복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실제로 한복을 입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고궁이나 한옥마을을 찾지 않는 한 한복을 대여하기도 쉽지 않고요. 그러한 이유로 한복을 입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복 파티를 엽니다. 


Q. 한복 파티 외에 소개할만한 다른 행사가 있을까요?

A. 변영민_ 2017년 하반기에 ‘꽃 한입’이라는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어요. ‘꽃신을 신고 한복을 입자’라는 의미에 걸맞게 부원끼리 한복을 입고 주요 랜드마크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한복 관련 행사가 있으면 소매를 걷어붙이기도 하고 다른 한복 동아리와 연합해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Q. ‘꽃신을 신고’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변영민_ ‘한복의 대중화’라는 동아리 창립 이념을 이어나가고 선정적이고 획일화된 대학 축제 문화를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참신하면서도 건전한 대학 축제 문화로 이끌고 싶습니다. 


Q. 한복 대중화의 이상향이 있을까요? 

A. 박우연_ 한복을 특별한 날에만 입는 것이 아니라 취향에 따라 입고 싶은 날에 입을 수 있는 선택지가 되면 좋겠습니다. 현대인의 생활 안에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말입니다.


한복 브랜드 '리을' 매장 


한복 대중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하는 ‘꽃신을 신고’ 동아리 부원들의 바람을 누가 듣기라도 했을까요? 2017년 3월 21일, 색다른 한복을 만드는 의류 브랜드가 탄생했습니다. 20대 청년 2명이 야심차게 만든 브랜드 ‘리을’입니다. 리을은 한복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위해 시동을 걸었습니다. 

한복 착용의 편리성을 개선한 기존의 생활 한복과 달리 ‘리을’은 옷감과 디자인까지 파격적으로 응용한 패션을 선보입니다. 한복 재해석에 앞장서는 브랜드 ‘리을’의 두 대표 김종원(25) 씨와 유지연(27) 씨를 압구정동에 위치한 쇼룸에서 만났습니다. 


한복 브랜드 '리을'의 유지연 대표(좌) 김종원 대표(우)  


Q. 한복을 선택한 계기가 있을까요?

A. 김종원_ 둘 다 이른 나이에 사회 생활을 시작했어요. 한복을 선택한 이유는 사업성이 가장 크죠. 남들이 한복 대여 사업을 위해 가격을 맞출 때 저희는 외국인들에게 한복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원단은 예쁘지만 실용성이 떨어져 한국인들도 입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역질문을 받았죠. 현대인들에게 전통 한복이 불편한 것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인을 위한 한복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일종에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이해하면 될까요?

A. 유지연_ 틈새시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한복이 대중성이 없는 것은 아니죠. 고궁이나 한옥마을에 가면 한복을 대여해 입는 추세는 일반인들의 한복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한복을 상용화하고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게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였습니다. 


Q. 브랜드 ‘리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김종원_ 한복과 더불어 한글을 국외에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Q. 하고 많은 자음 중 ‘ㄹ’ 을 특별힌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A. 김종원_ ‘리을’의 타깃은 해외시장입니다. 외국인들에게 알파벳 보다도 친숙한 것이 아라비아 숫자이지요. 훈민정음의 위대함은 이미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요. 자음 ‘ㄹ’ 은 아라비아 숫자의 2를 연상시켜 외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Q. 한복과 한글을 국외에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김종원_ 외국인과 한국을 이야기할 때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을 주로 언급하게 됩니다. 그들과 대화 소재가 대기업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문화나 전통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브랜드도 우리 것으로 정했습니다. 


Q. 여러 제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이 있을까요?

A. 김종원_ 가죽 원단으로 만든 저고리입니다. 한복 원단을 사용해 현대의 옷을 디자인한 옷과 달리, 원단은 가죽이지만 한복의 라인을 고스란히 살린 제품이라 애착이 갑니다. 


Q. ‘리을’의 타깃이 국외시장이라고 하셨는데요. 주요 고객층은 어떻습니까?

A. 유지연_ 특정 연령을 타깃으로 하지 않아 다양한 분들이 찾아오십니다. 온라인으로도 옷을 찾아 볼 수는 있지만 비단으로 만든 한복을 온라인으로만 보고 구매하기란 쉽지 않겠죠.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원단도 만져보고 입어본 후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리을’ 첫 단독 패션쇼 (2017년 6월) 


‘리을’은 론칭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지만 패션쇼를 세 번이나 할 정도로 활동이 왕성합니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 각각 진행한 두 번의 패션쇼에서 ‘리을’의 제품을 본 외국인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20대에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며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두 청년이 대단하게 보입니다. 보통 청년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사는 두 대표에게 20대 청년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부탁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꼭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 때는 다른 꿈을 꾸었고 패션을 전공하지도 않은 제가 패션쇼를 감히 하게 되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나이키의 유명한 카피 ‘Just do it’ 처럼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음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브랜드 ‘리을’ 김종원 대표 



우리는 매일 변화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일을 기대하면서도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한복이 우리 일상에 스미지 못한 이유가 정말 한복 자체만의 문제일까요? 예쁜 한복을 입을 기회를 찾아다닐 때 대학 동아리 ‘꽃신을 신고’는 그 기회를 만들어냈고 브랜드 ‘리을’은 퓨전 한복에 대한 선입견은 물론 한복이 한국인만을 위한 옷이라는 편견까지 깨부수었습니다. 한복의 재조명에 앞장서는 청년들을 따라 우리도 발상을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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