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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과 청년이 함께하는 가죽브랜드 – ‘코이로’ 이야기

By SeoulStoryMaster 201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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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은 앞으로 커질 시장이에요. 누구나 가죽제품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또 가지고 싶어 하잖아요.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가죽패션 시장은 18% 이상 성장했어요."

  

10년 전 가죽 공예 공방 ‘홍스공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홍찬욱 대표는 이제 지역 네트워킹 서비스 및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에서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를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코이로’ 등 다양한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홍찬욱 대표와 만나 가죽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코이로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어로 ‘가죽’이라는 뜻입니다.


Q. 코이로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일본에 ‘사카이’라는 유명한 칼 브랜드가 있습니다. 사카이는 칼과 총포를 만들던 장인들의 도시로 1960년대 스테인리스 칼이 등장하면서 수공예 사업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도시의 이름을 단 브랜드를 시작했고, 지역 내 거리의 여러 상점들을 모으고 다듬어 ‘칼의 거리’라고 이름을 지었죠. 지금 ‘사카이’라는 브랜드는 명품 칼로 인정받아 전 세계에 팔리고 있으며, 많은 칼 브랜드들이 사카이와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코이로는 협동조합이자 SP브랜드로 마을과 거리 모두의 브랜드입니다.


코이로도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공장과 모임, 사람들이 있어서 저마다의 감성과 기술로 제품들을 만들지만 모두 코이로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판매가 됩니다. 브랜드 디자인의 경우에도 일종의 오픈소스로써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같이 나눠 쓸 수 있지요.


가죽 공예 브랜드인 코이로에서 만들고 판매하는 그룹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청년그룹으로 50명 정도의 사람들이 속해있어요. 이외에도 공장에서 일하는 전문가 그룹,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찾다가 가죽 공예 분야로 들어온 시니어 그룹이 있습니다. 협동조합도 여럿 있고 개인 업체들도 참여하고 있지요. 보통 청년들이 디자인이나 기획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시니어 그룹이 같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는데요. 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공장의 전문가 분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됩니다.


서류작업이 너무 많아 가죽 만질 시간도 없다는 ‘코이로’ 홍찬욱 대표


Q. 대표님은 어떤 과정으로 코이로를 만들게 되셨나요?

가죽 일을 한 지는 13년 정도 되었고, 창업 그러니까 강동구에서 가죽공방인 ‘홍스공방’을 연 지 10년이 넘었네요. 전공은 가죽이나 공예는 아니었어요. 가죽 공예는 공구와 책을 사와서 공부하는 정도의 취미생활이었지요. 그러다가 공방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가죽 공예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분야는 아니었어요. 실제로 서울에 처음 만들어진 프랑스식 가죽공방이 저희 가게였지요. 운이 좋았는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사회적기업에 대해 접하게 되었어요. 당시 홍스공방이 작은 규모는 아니었기에 마을 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장인들이 일하고 있는 강동구에는 해외 명품 브랜드에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이 많은데요. 대다수가 영세하고 종사자들의 나이가 많아 자신의 업체에 대한 홍보나 PR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청년들의 감각+장인들의 노하우=완성도 높은 가죽 브랜드 ‘코이로’의 탄생 


반면, 청년들은 앞으로의 꿈과 비전 그리고 젊은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는 부족합니다. 이들이 한데 모일 수 있다면 더 완성도 높은 가죽제품들이 만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되면서 2014년에는 마을기업 인증을, 2016년에는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되었고, ‘코이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법인이 만들어졌지요.


마을기업,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은 코이로


"어떻게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도 기술을 유지하고 판매망을 구축하며 사람들이 같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을 통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만들었지요.” 



Q. 강동구가 왜 가죽제품으로 유명한가요?

강동구와 가죽공방이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동구의 천호, 암사동 일대는 200개가 넘는 가죽제품 생산 업체가 자리하고 있으며 1,5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유명한 가죽 공예 특화지역입니다.
이와 관련된 역사는 88 올림픽이 열렸던 3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태원에 몰려 있던 가죽 업체들이 지가상승과 올림픽 도시정비 사업 때문에 곳곳으로 흩어지게 되었는데 그중 수제화는 성수동으로, 가방·소품 쪽은 천호동을 거점으로 한 강동구로 이전하였습니다. 그 결과 1,100여 개의 공방들이 강동구에 생겨났고, 지금의 가죽공방 거리가 조성된 것입니다.

이후 중국의 공장식 값싼 제품에 밀려 겨우 명맥만 이어오다가 최근 고급 수제 가죽제품의 붐이 일면서 다시 조명 받기 시작했습니다.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L-AND


Q. L-AND,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성동구와 서울시가 소상공인들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가죽공예의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현재 서울시에서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어요. 쉽게 말해 코이로의 ‘공간버전’이에요. 이곳에는 취미반과 창업반이 각각 개설되어 있어 각자 목적에 맞춰 가죽공예를 배울 수 있습니다. 또 가죽패션 제조 장비 중에는 몇 억씩 하는 제품도 있는데, 그런 고가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저희 공방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처음 가죽공예를 접하는 분들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one day class’ 교육과 좀 더 심도 있는 가죽공예를 배우고 싶은 분들을 위한 ‘regular class’, 창업이나 전문가 육성을 위한 8개월 간의 정규 교육 등으로 세분화되어 개설되어 있습니다.
비영리 교육으로는 지역 학교에서 진행되는 가죽공예 제품 제작 수업이 있고, 청년·시니어 교육과 고용노동부 관련 일자리 사업 교육, 사회적기업에 대한 교육도 있습니다. 즉, 가죽공예뿐만 아니라 여러 영리·비영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요즘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카드 지갑이나 클러치, 소품, 반지갑처럼 약간 시간이 걸리는 제품들은 ‘two day class’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보통 가방이 더 커서 만들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작은 만드는 게 소품을 어려워요. 작은 것을 정밀하게 만들기가 훨씬 어렵거든요.



Q. 가죽공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죽공예는 직접 쓸 수 있어요. 금속이나 목공예, 패브릭, 십자수 등 다른 공예들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그것들을 손에 들고 다니기는 어려워요. 그런데 가죽공예는 가방, 지갑 등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죽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언제든지 가지고 다닐 수 있지요. 즉, 내가 직접 쓸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제품들을 만드는 재미, 이게 가죽공예의 첫 번째 매력이에요. 자신이 만들었다고 해서 의자를 들고 다니거나 십자수를 들고 다니는 것은 좀 어색하잖아요(웃음).




두 번째 매력은 진입장벽이 낮아서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물론 처음 가죽공예를 접하는 초보적인 단계에 한해서이지만요. 그럼에도 고급스러워요. 누구나 가죽제품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또 가지고 싶어 하죠. 이제는 가죽공예 공방이 대중화되어 직접 만드는 것을 어색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없고요. 

 

코이로 홍찬욱 대표님과의 인터뷰 중에서 ‘앞으로 강동구에서 가죽 거리라는 직접지는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말처럼, 사람이 모이면 임대료가 오르고 이곳에 있던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어딘가로 떠나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우리는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기술·유통망이 아닌 사람이라는 CEO들의 말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되겠습니다. 
앞으로 강동구의 정책과 시민들의 의견이 잘 어우러져, 강동구가 누구나 인정하는 가죽산업의 메카이자 오래오래 사랑받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가죽패션창업지원센터
주소: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3동 442 서울가죽패션창업센터 2F, 3F
대표: 홍찬욱
문의: 02-442-7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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