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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가게] 3대를 이어가는 천연 염색 공방 ‘하늘물빛’

By SeoulStoryMaster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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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한옥을 중심으로 북촌 여행객이 늘고 있습니다.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부렁대는 북촌 길을 따라 오르면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제법 있습니다. 목공예부터 염색까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손이 닿는 공방들인데요. 선 굵은 서체의 현판이 고택 느낌을 주는 창덕궁 뒤편 전통 염색 공방 하늘물빛. 삐그덩 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두 손 걷어붙이고 염색 작업에 몰입 중인 홍루까 대표가 보입니다. 쪽빛 가을 하늘과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인간문화재 어머니를 뒤 이은 천연 염색 공예가 

개량 한복에 단정하게 빗은 머리, 동그란 안경에서 범상치 않은 인상을 풍기는 북촌 제 1호 공예인 홍루까 대표는 어머니 조일순 여사를 이어 천연 염색 분야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서울의 오래가게 주인입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실에 염색을 해오던 매듭 공예 장인 조일순 여사는 멸종된 1년생 풀 ‘쪽’ 종자를 찾기 위해 팔도를 유람하다가 일본까지 건너가 밥숟가락 분량의 쪽 종자를 구해와 재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던 그녀는 1980년 초반 천연 염색 방법을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고 종자 재배부터 염색 방법 복원까지 지칠 줄 모르는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1996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염색분야로는 최초라고 하네요. 그런 어머니를 곁에서 보고 자란 홍 대표는 천연 염색 계승자로서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전통을 지켜나가는 중입니다. 




천연 염색은 인고(忍苦)의 과정 

천연 염색은 적게는 2주에서 많게는 3달이 걸리는 인고(忍苦)의 과정입니다. 하늘물빛의 트레이드 마크인 ‘쪽’ 염색은 더 그런데요. 고무래 만들기부터 잿물을 만들어 내리고 석회를 만들어 쪽을 항아리에 담아 쪽대 말리기까지 염색에 필요한 도구와 매염제, 준비물 제작부터 본격적인 쪽물을 만들어 염색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은 오랜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마치 태어나 죽을 때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을 감내하고 이겨내는 인생사와 비슷하달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현존하는 천연 염료 중 ‘쪽’만이 유일하게 푸른빛을 띠는 덕분에 쪽 염색은 희소가치가 큽니다. 쪽 염색의 가치는 빛깔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쪽이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밝혀지며 주가를 높이고 있습니다. 눈을 반짝이며 차근차근히 설명하는 홍루까 대표 말에서 천연 염색에 대한 깊은 신뢰가 묻어납니다.


“천연 염색은 그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이지만 자연이 주는 색상으로 정서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색이 주는 잔잔한 감동은 인공 색과 화학염색이 따라 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천연 염색으로 만든 옷은 항균 기능이 뛰어납니다”

 


남녀노소 구분 않고 인기 있는 염색 체험 

아직은 낯선 천연염색이지만 하늘물빛에선 대중에게 한 발 다가가기 위해 하루 동안 쪽 염색 체험을 해보는 과정을 마련했습니다. 티셔츠, 스카프, 손수건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1만원~3만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유치원생부터 중고교생 직업 진로 체험으로 인기 만점인 쪽 염색 체험 과정은 예약이 꽉 차있습니다. 

천연 염색 전문가를 양성하는 정규 교육과정도 있습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하면서 천연 염색에 관심 있는 40~50대가 주로 수강 중이며 취미로 시작해 하나의 직업으로 인생 제2막을 열기도 합니다.



전통 방식으로 천연 염색을 성공시킨 1대 조일순 여사를 이은 2대 홍루까 대표는 현재 아들에게 염색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 중입니다. 가업을 잇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는 3대 홍성화 씨. 집안 어른들이 지켜오던 천연 염색과 공예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던 중 매듭 공예 조일순 여사, 조각보 공예인 홍광희 씨와 염색장인 홍루까씨가 참여한 가족 전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전통을 꺼리는 요즘 세대와 달리 선뜻 따라나서 준 아들이 고맙죠. 

전통과 역사를 지닌 오래가게들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가기 위해서는 행정‧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전통을 지키며 복원시키는 데에 자부심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는 홍루까 대표는 오늘도 천연 염색 잇는데 구슬땀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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