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겐 어린 시절 향수가 함께하는 하굣길 문방구 앞을 회상할 것이고, 또 어떤 이에게 심심풀이 간식이 아닌 배불리 먹기 좋은 한 끼의 식사 대용으로, 또 어떤 이에겐 매콤함 고추장 소스에 떡볶이와 함게 넣은 사리(계란, 당면, 어묵 등등)가 들어가 새로운 입맛에 사로잡힌 이들도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매콤한 고추장 양념소스가 핵심인 떡볶이를 안 좋아할 수가 없을 것이다.
떡볶이가 대중적으로 상업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마 신당동 떡볶이 골목 형성이 그 시발점이었을 것이다. 한때는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신당동 떡볶이라는 간판을 내건 가게들을 가끔 볼 수 있었다. 명물거리가 된 신당동 떡볶이 골목 또한 주변 넘쳐나는 프랜차이즈와 치솟는 임대료에 버티지 못하고 5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를 이어 맛과 전통을 유지하며 지켜나가고 있는 곳이 있다. 떡볶이 할머니로 유명한 마복림 떡볶이 할머니 집이다.
나는 마복림 할머니가 처음 노점상으로 떡볶이를 시작한 곳인 지금의 아세아 전자상가[(구) 동아 극장]을 거쳐 지금의 골목이 탄생하게 된 그 출발점으로 가본다.
동대문야구장에서 경기가 끝나면 떡볶이를 먹기 위해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고교 야구에 열광하던 시절이 있었다. 결승전으로 다가가면 많은 관광차는 동대문야구장으로 향하였고, 자신의 출신고를 떠나, 야구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모아주기에 충분했었다. 이들이 이곳 신당동 떡볶이 골목의 주요 손님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야간조명만 남은 채 동대문운동장은 사라졌다. 하지만 기념박물관과 대형 복합문화공간인 동대문 DDP로 탈바꿈되었다. 야구 경기를 보고 떡볶이를 먹으러 가던 시절은 뒤로하고, 이제는 떡볶이를 먹고 동대문 DDP로 향해보자. 신구 시대의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공간들과 잘 꾸며진 경치를 바라보며 마무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생긴 건 70년대 후반부터이다. 이후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그 시작은 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 초반에 마복림 할머니가 리어카를 끌고 장사를 하다가 신당동의 지금의 골목에 마복림 할머니의 떡볶이가 시작되었다.
1950년대 노점으로 시작하여 지금의 신당동으로 자리를 옮겨 작지만 독립된 가게로 확장하였다. 떡볶이 맛이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고 주변에 하나, 둘 떡볶이 가게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바로 신당동 떡볶이 타운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마복림 할머님은 더 이상 가게에 없다. 이제는 며느리들과 아들들이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대대로 그 맛과 손님들이 뒤를 잇고 있다. 한때 거대 자본주의에 밀려 가게들이 점차 사려져 갔지만, 주말 점심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그 맛과 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