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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골목길] 한국의 근대가 시작된 정동길을 따라

By SeoulStoryMaster 20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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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가 시작된 정동길을 따라

 

가을 무렵 부쩍 내려간 기온을 느끼며 연인끼리, 혹은 친구나 가족끼리 한적하게 걷는 덕수궁돌담길. 유행가 가사에도, 우리들 누군가의 추억에도 그 길이 있습니다. 덕수궁 대한문 좌측으로 난 돌담길을 따라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진 길, 도보로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한 그 길을 정동길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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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좌측으로 난 돌담길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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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대한문 앞 수문장 교대의식 모습


가을이면 부쩍 생각나는 길이지만 사계절 언제라도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이지요. 평일 오후 정동길과 그 일대를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이제 막 진초록으로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 위로 조금은 부담스런 햇볕이 쏟아지는 오후였습니다.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13, 정동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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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정동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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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전망대 내부 카페


돌담길 초입 좌측으로 서울특별시청 서소문별관 13층에는 정동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유명해져서 다소 붐비지만 평일에는 이용할 만 하더군요. 덕수궁과 서울 시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카페 음료 가격마저도 매우 착한 편이라 들러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길을 걸을 때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최대한 속력을 낸 걸음을 옮깁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정동길에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음악을 들으며 차분히 걷다보니 길 위에서 공연을 하는 외국인을 만나게 됩니다. 정동길에서는 가끔 공연이나 장터가 열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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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하는 외국인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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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우편함


길옆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온기우편함에도 눈길이 갑니다. 누군가가 고민을 적어 넣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마음을 담아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 따뜻한 정동길과 닮은 모습입니다.

 

늘 볼거리가 있는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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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전면부는 1920년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옛 대법원 건물의 모양을 그대로 보존한 채 신축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 오면 늘 좋은 전시가 가득하죠. 미술관을 따라 오르는 작은 정원엔 숨겨진 조각상들이 나무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정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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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제일교회


정동제일교회는 무려 1885년에 설립된 한국 최초의 감리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미국인 개신교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정동에 있는 자신의 사택에서 신자들과 함께 예배를 한 것이 정동교회의 시초가 되었고, 한국 최초의 개신교 교회로 불리며 대한민국 사적 256호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의미와 근현대 예술정신을 계승한 정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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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해외에서 외국인 손님들이 오면 이곳 정동극장에서 우리의 극예술을 꼭 보여주곤 하죠. 1995년 개관했지만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 근현대 예술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정동극장은 정동길의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덕수궁 중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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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중명전 가는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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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중 중명전


정동극장에서 우측으로 난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덕수궁 중명전을 만납니다. 중명전은 1904년부터 1907년까지 고종이 머물렀던 장소로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극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황실 도서관으로 1899년 지어졌다는데요, 중명전과 바로 붙어 있는 예원학교 일대에는 서양 선교사들의 거주지였다고 합니다.

 

구 러시아공사관과 고종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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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러시아공사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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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러시아공사관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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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길


예원학교를 지나 우측골목으로 들어서면 구 러시아공사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집니다. 작은 공원을 만나면 공원 꼭대기에 구 러시아공사관 터를 만날 수 있지요. 이곳은 1896년부터 1년간 고종이 세자와 함께 머물렀던 곳입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오늘날처럼 일부만 남아있죠. 1890년 르네상스풍 벽돌조 건물로 준공되었다고 합니다. 구 러시아공사관 아랫부분에는 덕수궁 돌담길로 이어지는 120m의 길이 이어집니다.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 머물 당시 덕수궁을 오갈 때 이용하던 길로 추청됩니다. 지난해 11월에 민간에 개방되었습니다.

 

이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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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고, 이화백주년기념관, 이화박물관이 모인 곳


예원학교 건너편으로는 한국여성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이화학당이 전신인 이화여고, 이화백주년기념관, 이화박물관이 모여있습니다. 이화학당은 1886년 지어졌다고 하는데요, 이화박물관은 이화학당 창립 120주년을 맞아 2006년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옛터의 흔적을 발견하며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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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구여관 터를 알리는 표지석


정동길을 걷다 보면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작은 표지석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우리의 역사 속에 살아있던 곳, 그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표지석들이 어찌나 고맙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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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된 보호수


경향신문사로 이어져 건너편에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 나올 때까지 걷는 길에 수령이 500년된 보호수도 만날 수 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건물이지만 정동길에는 대체로 반세기를 넘긴 건물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근현대의 역사가 살아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죠. 대한문에서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지는 811의 길. 그곳은 선교의 거리, 외교의 거리, 문화의 거리이자 교육의 길이었습니다. 커피와 서구적인 물건들도 이 길을 통해 처음 들어왔고 각지로 퍼져나갔다고 하네요. 올해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 그럴까요?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동길이 더욱 애잔하고도 친근하게 다가오는 오후였습니다


글, 사진/2019 서울스토리텔링단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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